끄적이다 책 한권 쓰는 게 목표

일의 의미와 감사하는 마음

Dianachoi 2022. 6. 2. 17:13

일이란 무엇일까?
어떤 이는 돈벌이의 수단이라 말하고, 어떤 이는 꿈의 실현이라고도 말한다.
그리고 혹자는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라고도 말한다.
내 경험상 시기에 따라 생각이 달라질 뿐 누구의 말이 정답이라고 말할 순 없다.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나도 일하고 싶다. 부럽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30대 중반 한국인 여성, 육아에 한창 에너지를 쏟고 있을 시기다.
나는 친구들보다 결혼도 출산도 늦어진 덕에 아직 육아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
결혼 전 친구들이 일하고 싶다고 말할 때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습게 들리겠지만 사실 내 어릴 적 꿈은 ‘현모양처’로, 집에서 살림하는 게 목표였다.
물론 현재 현모양처의 개념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는 걸 알고 있다.
친구들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나처럼 돈 버는 일을 하지 않으니 당시의 나로썬 친구들의 하소연이 좀처럼 공감되지 않았다.

몇 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친구들과 이유는 다르지만 일이 하고 싶다는 말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사실 결혼이란 걸 하고 진짜 내 일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출산 연령이 늦어지다 보니 ‘이러다 아이 하나만 낳아도 곧 마흔이 되겠다.’라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져 올 때도 있다.
정말 마흔이 넘으면 무언가 배우고 시작하기가 지금보다 더 막막해지고 진짜 내가 원하는 것에 도전하지 못하게 될 것 같다는 걱정도 있다.
무엇보다 육아가 시작되면 아무 것도 못한다고 하던데 나라고 다를까..

요즘 내게 일의 의미는 정체성을 찾는 것과 감사를 의미하는 것 같다.
20대 초반에는 취업의 달성, 20대 중반에는 학자금 청산을 위한 노동, 20대 후반에는 무일푼을 벗어나기 위한 도구, 30대 초반에는 결혼자금 축적을 위한 수단이었다.
30대 중반의 나에게 일이란 감사하게도 나를 찾는 정체성의 일부가 되었다. 다행히 경제적으로 안정된 남편을 만나 덕을 보고 있는 셈이다.
번아웃에, 일 스트레스로 각종 질병에 시달리던 과거를 생각하면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정신적인 여유가 생기니 자연스레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생각할 여력이 생겼고 일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여전히 늦었다고 생각이 들 때도 많고 혼자일 때와 같이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살아갈 수 없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조급함도 있다.
그러나 수익의 크기에 관계없이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가르치는 일과 글을 쓰는 시간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지금부터는 마냥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좀더 구체적인 목표와 실현가능한 꿈을 세워 이뤄보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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